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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줄거리, 배우진, 감상평

by na야na 2025. 3. 3.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포스터 이정현이 피 묻은 대 걸래를 들고 서늘하게 웃고있는 사진

 

2015년 안국진감독 연출의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는 한 여성의 고단한 삶과 그로 인한 비극적 선택을 블랙코미디와 스릴러의 형식으로 풀어낸 영화다. 이정현의 강렬한 연기와 현실을 날카롭게 조명하는 서사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번 리뷰에서는 영화의 줄거리, 배우진과 캐릭터 분석, 연출력, 그리고 감상평을 상세히 살펴본다.

줄거리 – 현실과 광기의 경계

정수남(이정현)은 가난한 가정에서 자란 평범한 여성이었다. 중학교 졸업 후 공장 취업과 고등학교 진학 사이에서 고민하던 그녀는 후자를 선택하고, 상업고등학교에서 주산과 회계 기술을 익힌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로 인해 그녀의 능력은 점점 무용지물이 되고, 결국 작은 공장에 회계원으로 겨우 취직한다. 공장에서 수남은 청각 장애를 앓고 있는 3살 연상의 규정(이해영)을 만나 결혼한다. 자식만큼은 자신처럼 기르고 싶지 않다는 규정의 바람으로 신혼여행마저 미루고 집 살 돈을 모으려 한다. 그러나 규정의 청력 손실은 점점 심각해져 가고, 결국 집을 사려 했던 돈 2천만 원으로 수술을 받게 된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보였지만 수술 후 공장에서 일을 하던 규정은 갑자기 인공 와우에 문제가 생긴 듯 상당히 크고 불쾌한 이명증을 겪게 되고, 소음 때문에 기계를 다루는 데에 집중하지 못해 사고가 발생해 손가락 세 개가 절단된다. 공장 동료 중 한 명이 절단된 손가락을 수남의 주머니에 넣어주며 손가락이라는 것을 알려주지만, 경황이 없어 제대로 듣지 못한 수남은 그 사실을 모르고 병원에 가서도 봉합 수술을 받지 못하게 된다. 집으로 돌아오고 나서야 둘은 수남의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려다 썩어진 손가락을 발견하고 이후 규정은 그 원망감에 폐인이 된다.  이후 규정은 절망에 빠지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식물인간 상태가 된다. 남편의 병원비와 빚을 감당하기 위해 수남은 고된 일을 병행하며 살아가지만, 그녀가 힘겹게 마련한 집이 재개발 대상이 된다. 재개발 이 유일하 희망이었던 수남은 재개발 찬성 서명을 받던 중 수남의 실수로 일어난 가스폭발 사고로 인해  최도철(명계남)이 사망하고, 수남은 점점 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시위 지도자 경숙(서영화)을 복어 독으로 살해하고 자신을 의심하는 형사들까지 제거하면서 그녀의 광기는 절정에 이른다. 마지막으로, 수남은 남편을 병원에서 데려와 오토바이에 태우고 바다로 향한다. 

배우진과 캐릭터 분석과 연출

이정현(정수남 역) – 광기 어린 현실주의자

이정현은 철저한 현실주의자이자 생존을 위해 점점 광기에 물드는 정수남을 완벽히 소화했다. 영화 초반의 순박한 모습에서 후반부의 살기 어린 표정까지, 그녀의 변화는 관객들에게 깊은 충격을 준다.

이해영(김규정 역) – 희망과 절망의 상징

남편 김규정은 처음에는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헌신적인 인물이지만, 사고 이후 절망에 빠지면서 폐인이 된다. 그의 존재는 수남의 모든 행동을 촉발시키는 원인이며, 마지막 장면에서도 여전히 그녀의 곁을 떠나지 않는 상징적 존재로 남는다.

서영화(소경숙 역) – 위선적인 상담사

겉으로는 약자를 돕는 심리 상담사지만, 사실상 그녀 역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 결국 그녀는 수남의 분노의 대상이 되고, 복어 독에 의해 허망한 최후를 맞는다.

 명계남(최도철 역) – 극단적 운동가

재개발 반대 운동을 주도하는 도철은 겉으로는 정의로운 인물처럼 보이지만, 폭력적인 방법을 서슴지 않는 양면적인 캐릭터다. 그의 죽음은 영화 내내 수남을 압박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된다.

 이준혁(김형석 역) – 광기와 폭력의 결정체

분노조절장애를 앓으며 자신만의 정의를 강요하는 세탁소 주인. 수남을 감금하고 고문하지만, 오히려 그의 광기는 수남에 의해 종식된다.

연출력 – 현실을 조명하는 강렬한 시선

영화는 현실적인 사회 문제를 다루면서도, 곳곳에 블랙코미디적 요소를 배치해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수남이 서명을 받으며 벌이는 해프닝이나,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터지는 폭발적인 사건들이 이 영화의 매력을 더한다.

영화의 색감은 초반부에는 다소 따뜻하고 자연스럽게 보이지만, 점점 차갑고 음침한 분위기로 변화한다. 조명과 카메라 워킹을 통해 수남의 심리적 변화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점이 인상적이다.

감상평 – 불편하지만 강렬한 영화

성실한 나라의 엘리스는 한국 사회의 현실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작품이다. 단순한 스릴러를 넘어, 신자유주의 체제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몰락할 수 있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① 정수남의 선택, 이해할 수 있을까?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은 수남의 행동을 이해하려고 하지만, 그녀가 벌이는 범죄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다만, 그녀가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이해하게 되면서 깊은 여운을 남긴다.

② 사회적 메시지 – "우리는 수남이 아닐까?"

영화는 단순히 한 여성의 비극을 그린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가 어떻게 개인을 압박하고 몰아가는지를 보여준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며, 관객들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③ 열린 결말 – 희망일까, 절망일까?

마지막 장면에서 수남이 남편을 태우고 떠나는 모습은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새로운 희망을 찾아 떠나는 것일 수도, 혹은 마지막 선택을 향한 여정일 수도 있다. 영화는 명확한 답을 주지 않고, 관객 스스로 판단하게 만든다.

[결론] –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만드는 영화

성실한 나라의 엘리스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조명하는 문제작이다. 이정현의 뛰어난 연기, 강렬한 서사, 현실을 반영하는 연출이 어우러져 강한 인상을 남긴다.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엔 부담스럽지만, 깊은 메시지를 곱씹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다. 당신이라면, 수남의 선택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